<문학>/포토 에세이

수필- 나도 수상뮤지컬 배우였다(2)

산의향기(백경화) 2010. 8. 13. 21:15

우리 주민과 하나가 되어(2)

 

      복수동 여사공 :  백경화

 

   세계에서 최초 최대 최고의 수상뮤지컬은 나에게도 내 인생에 단 한번 있는 최초 최대 최고의 뮤지컬 배우였다

이번에 우리 서구청에서 열리는 수상뮤지컬에 우리 주민들이 꼭 참석해야 된다는 복수동 스포츠댄스 회장님의 말씀이시다 5월부터 8월까지 주말에만 나가는데 완전 무료봉사라 하셨다. 나는 선뜻 일등으로 지원했다

뮤지컬이 무엇인가 이런 기회에 참여해서 경험을 해보자는 마음과 그리고 서구민들의 무료봉사라는데 더 매력을 느껴 마음이 다가왔다.

 

얼마 후, 서구청과 동사무소 사무장님한테 서구청 대강당으로 모이라는 전화가 왔다. 이렇게 시작된 그날부터 주말 오후가 되면 나가다가 차츰 들어 횟수가 많아지고 나중에는 날마다 나가다시피 거기에 전념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여러 사람들과 대충하면 되겠지 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망이와 망소이는 군중들과 민중봉기를 일으키고

 

  

나는 여자사공으로 남자사공과 둘이 뗏목을 탄다. 남자사공은 노를 저으면 여자사공은 등불을 들고 춤을 춘다 처음에 익숙지 안았을 때 일이다 저을 때마다 배가 약간 흔들렸다. 난생 처음 타보는 땟목이라서 넘어질까 봐 잔뜩 긴장을 하고 온몸에 힘을 주며 서있었다. 다음날 온몸이 아파서 병원을 가니 근육이 뭉친 거라 치료해 주었다. 뗏목을 탈 때 들기도 버거운 무거운 연꽃등을 들고 네 번째 배위로 걸어가 타야 되니 그것도 힘이 들었다. 그러기를 하루에 몇 번씩 반복할 때는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눈에 들어가 눈을 뜰 수가 없이 따갑고 아파서 고통스러웠다. 집에 올 때는 기진맥진하여 온 적이 여러 날이었다.

우중에 연습할 때는 하루에 한 켤레씩 운동화 세 켤레를 진흙수렁에 빠져 버리고 다음날은 신을 신발이 없어 마트에 나가서 등산화를 사신고 나가기도했다. 날마다 갈 시간이 되면 늦을 새라 선걸음으로 나가고 책임 때문인지 뮤지컬매력에 빠졌는지 가벼운 발걸음은 나를 재촉했다.

 

공연이 시작되던 날은 이조여인의 복장을 하고 꽃등을 싣고 배에 올랐다. 관중들은 벌써부터 갑천 둔치의 관람석을 다 메웠고 갑천교와 엑스포 다리위에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저 많은 우리 대전시민들에게 실망은 주지 말아야 하는데 조금은 마음이 무거웠다.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리허설을 하지 안했는데 잘 할지 걱정도 되었다.

8시 모든 조명은 꺼지고 캄캄한 야외무대는 고요가 흘렀다. 잠시 후 음악이 흐르고 갑천 강물 위로 배 한척이 유유히 나타난다. 이제야 그동안에 열심히 갈고 닦은 기량을 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구나 우리 1000여명이 넘는 서구 주민배우들은 각자 자기의 역할을 마음껏 펼치리라 그간의 땀방울을 얼마나 쏟았는지 우리 시민들은 알 수 있으리라 너무나 감격의 시간이었다.

 

 

 

   

그 날, 무사히 끝내고 남편을 만나 집에 오는 길이다. 남편은 무슨 말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 말이 없었다. 내가 먼저 “어땠어요?” 남편은 잠시 머뭇거리며 하는 말 “그게 뭐야 많은 사람들 모아놓고 그리고 여름내 고생하고...” 나는 그 순간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생각해도 뭐가 부족한건 사실이었지만 막상 남편한테 듣고 나니 큰일을 저질러 논 것처럼 기가 팍 죽었다. “너무 캄캄하고 말소리가 왕왕거리던데 그랬지요?” 남편은 내가 거기에 끼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는 생각지 않았고 실망하지 않았을 텐데 걱정이 되어서 불쑥 하는 말이었다.

이튼 날, 도완석 총감독님을 만났다

“감독님! 어제는 조명도 너무 어둡고 우리 남편이 실망 했데요.‘

“네, 들었어요. 어제는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저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조명 시설이 다 망가져 버려 42%만 가동 되었어요 오늘 다 고치느라 고생 많이들 했어요.” 말씀 하셨다.

이날부터 연이어 3일간은 너무나 환상적인 조명과 아름다운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가 삼위일체가 되어 척척 진행되었다.

둘째 날은 공연이 끝나고 나올 때, 조바심이 들어 거리에서 사십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한테 물었다

“공연 어떻게 보셨어요?”

“참 좋았어요!

“정말 그랬어요?”

“네! 아~ 공연에 참석하셨나보지요? 너무 좋았어요. 수고 많이 하셨어요.“

“감사합니다.” 날아갈 것같이 기분이 좋았다. 집에 와서 빨리 컴퓨터를 켰다 와~ 대박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좋았다는 글을 보았을 때 나는 그동안의 노고가 너무나 값지고 보람 있는 일로 마음이 풍선처럼 가볍게 파란 가을 하늘을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이번 공연이 끝나고 우리 복수동 수상뮤지컬 배우들은 액스트라가 아닌 진짜 인기 스타가 되었다.

3개월간 복수동을 위해 너무너무 고생했다고 복수동 각 단체 회장님과 임원들의 대우가 극진했다. 너무너무 잘 해주셨고 그 일로 해서 복수동의 단체 회장님들과 회원들이 얼마나 우리주민들을 위하여 애쓰는지도 알게 되었고 봉사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 아름답고 즐겁게 사는 것도 보았다.

우리 복수동은 동장님과 사무장님도 이번 행사에 적극 참여하셨다. 바쁘신 가운데도 일과가 끝나면 수상뮤지컬 갑천 현장으로 달려가 우리와 함께 하나가되어 끝나는 날까지 정말 열심히 다니셨다. 그래서 더욱더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이번 수상뮤지컬이었을 것이다.

 

이 원고 2편는

수상뮤지컬을 마치고 원고를 수집하여 책으로 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