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포토 포엠

그리움/기다리는 마음 (30.31.)

산의향기(백경화) 2012. 2. 7. 13:01

 

  글 사진. 산의향기(백경화)

 

 

 

그리움

 

시 / 백경화

 

시끌벅적

태풍이 몰고 간

쓸쓸한 들판에 섰다

널부러진 태풍의 흔적

두 손으로 천천히 쓸어 담는다

초롱초롱한 눈망울

또랑또랑한 목소리

금방 할머니 하고

우르르 달려 올 것만 같다

 

 

 

 

기다리는 마음

 

머나먼 타국에서 사는 딸 아이

3년 만에 손주 녀석들 데리고 오늘 온다네요

며칠 전부터 방 치워 예쁘게 꾸며 놓고

김치 담그고 밑반찬해서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 놓고

설레임속에 기다립니다

네살박이 손주놈은 얼마나 컷는지

육학년인 손녀는 얼마나 예뻐졌는지

머리 염색하고 화장하고 기다립니다

그때 객지에서 돌아온 나를 보고

너를 만나니 아픈 곳이 다 낳았다며

눈시울을 젹시던 당신의 모습

어렴풋이 찾아와

이 가슴을 촉촉히 젹셔줍니다

 

 

2010. 제 15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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