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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황산 기행문(2005년 5월18일)

산의향기(백경화) 2013. 8. 26. 14:43

중국의 황산 기행문- 2005년 5월 18일.(4박 5일)

 

 황산은 등산하는 사람들이라면 외국산행으로서는 제일 먼저 찾는 아름다운 산이다.  

내가 대전에서 모 산악회의 회장으로 있을때 여자 회원 45명과 함께 남들이 다 가 본 황산을 늦게나마 다녀왔다.

청주공항에서 비행기로 중국 상해로 갔다. 상해 포등 공항에 도착하니 오전 11경.

황산으로 가는 비행기가 밤 9시에 있으므로 우린 그 시간 안에 상해의 관광을 하게 되었다.

먼저 100여명이 탈 수 있는 유람선를 타고 황포강을 한바뀌 돌았다. 상해는 중국에서도 가장 발전된 공업, 상업도시며 또한 항구도시로서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다. 십여년 전만 해도 이런 높은 건물들이 없었는데 오늘 보니 그때와는 전혀 다른 성장된 모습이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유람선을 타고 한바뀌 도는데 빌딩은 우후 죽순처럼 빽빽이 들어섰고 강 건너로는 유럽풍 건물들이 고풍스럽게 눈에 와 닿았다.

땟목과 통나무를 실고 가는 배가 지나가고 검은 석탄을 싫고 어디론가 나가는 배도 있고 지저분한 살림살이 싫고 다니는 배도 보였다. 아마 여기가 뱃길인가보다. 육지에 산업도로가 있듯 여기도 산업선로 인가 보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는 88층 빌딩의 명서탑이 가깝게 상해의 명물로 멋지게 버티고 서 있다.  

짧은 시간동안 상해를 다 둘러 본 듯한 느낌을 주었다.

 

사진은 필림사진을 스캔한 사진이며 순서없이 올렸음.

황산의 비경

 

밤 9시경,

 여기저기 관광을 끝내고  공항으로 가서 황산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10경에 도착해서 호텔로 이동, 첫날밤 잘 쉬였다.

 

다음날 새벽,

어제는 날씨가 흐려서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일찍 일어나 창문을 열어 보았다. 먼 산위에 구름이 꽉 차 있다. 그렇지만 시야는 맑게 보여 마음이 놓였다. 황산은 언제나 맑은 날에도 운무로 덮혀 있을 때가 많아 날씨가 좋지 않으면 10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래서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물론 적당히 운무로 덥힌 산을 본다면 금상첨화지만 가스가 꽉 차 앞뒤도 안 보인다면 큰 낭패다. 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는 일, 마음속으로 기도 하는 방법밖에 없다.

 

천년을 살았다는 영객송

 

케이불카로 오르기 위해 황산 입구 자광각 케이블카로 이동했다.

30여분을 숨차게 걸어 오른 후, 여섯 명씩 케이불카를 타고 천천히 올라갔다. 유리 상자에 대롱대롱 매달려 올라가 듯 보였다. 아주 높은 곳으로 천천히 올라 갔다.

황산의 풍광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커다란 암봉에 연록색 나무로 치장하고 암벽 틈새에는 회귀한 나무가 모두 분재작품처럼 참 아름다웠다.

20여분동안 황산의 바깥 풍경을 보고 케이불카에서 내려 바위로만 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손으로 일일이 깎아 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아주 만년 무패로 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미끄럽지 말라고 거칠게 깍아서 얼지 않으면 미끄러질 염려도 없었다.

 

  제일 먼저 옥벽루라는 곳에 도착했다. 천도봉을 바라보고 약 천년을 살았다는 영객송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천년을 돌 속에서 자라 크진 않았지만 연륜이 있어서인지 기품이 당당하고 멋있었다.

 

 

다음은 연화봉을 오른다. 연화봉은 해발 1.864미터로 황산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올라가는 길이 오르지 한줄로 올라가게 되어 있고 무척 험했다. 양쪽의 조망은 확 트여 가슴이 후련했다. 사다리 같은 길을 오를때는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높이 네발로 기어 올라갔다. 연화봉은 산 천체가 큰 암봉으로 되어있고 길은 거의가 사람이 바위를 파서 만든 길이었다. 그래서인지 층층대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우리 몸과 딱 맞는 간격으로 과학적으로 만든 것 같다.

 

정상을 오르는 사람들

 

어렵게 연화봉 정상에 섰다. 사방팔방 황산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한눈 안에 들어 왔다. 표지석에는 빨간 글씨로 蓮花絶頂(연화절정)이라고 써 있다. 그 앞에서 기념 사진 한번 찍으려고 줄을 섰다가 찍고 내려오는데 자리가 겨우 대여섯 사람만이 설 수 있는 곳이라서 여간 복잡한게 아니었다. 옥병루에서 보면 마치 연꽃같이 보인다헤서 지은 이름이라 한다.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 지그재그로 올라오고 내려가는 등산객들이 빨간 꽃핀듯이 울긋불긋 아름답게 보였다.

 

높이 보이는 앞산이 아스라하게 보인다. 그곳을 향해 또 전진한다. 백보운제를 지나고 一線天을 향해 또 기어오른다. 이름 그대로 한 줄로 하늘을 향해 오르듯 여간 가파른게 아니었다.

거북등 같아 오어봉이란 널찍한 암봉의 암반에서 휴식을 취했다.

널따란 숲속 길을 가다가 백운호텔에서 점심을 먹었다. 기름에 볶고 튀기고한 음식인데 배고픈 참에 맛있게 먹었다.

또 오르막길이 보인다. 그런데 빗방울이 날린다. 까스가 꽉 끼더니 점점 시야를 가린다. 실망이다. 그렇지만 어쩌랴. 내일 다시 온다니 내일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비래석

 

황산에서 전망이 좋다는 광명정에 섰다. 그러나 아무 곳도 보이지 않는다. 구름 속에 허연 물체만 희끄름 하게 보일 뿐, 비래석도 잘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칠 뻔 했다. 나는 비래석에 바짝 다가가서 손으로 만져 보고는 비가 오는 바람에 사진 한장 달랑 찍고는  내일을 기약하고 서둘러 내려왔다. 

배운루를 지나고나니 비가 그치고 금시 구름도 온데 간데 없었다. 그러나 저 아래에서 하얀 구름이 쏜살같이 밀려오고 있었다.

 

다음은 서해대협곡을 간단다. 여기서 힘들은 회원들은 쉬고 갈 수 있는 회원들만 따라 오라고 기이드가 말한다. 나는 서해 대협곡으로 가는 팀에 끼어 층층대를 따라 한없이 아래로 내려갔다. 내려가다 생각하니 다시 오를 생각에 겁이 났다. 힘들고 지쳐 있던 차 내려가기도 힘든데 어떻게 또 올라오랴. 포기 하려고 했다. 그러자 앞에 내려가던 회원이 빨리 내려오라고 손짓했다. 그때 생각났다. 누가 황산에 가면 꼭 서해대협곡을 보고 오라고 한 말이, 앉아 있다가 버쩍 일어나 죽기살기로 내려갔다.

 

서해대협곡 아슬아슬한 길을 오르며

 

사진에서 보았던 암벽에 사다리 줄을 메어놓은 아슬아슬한 길이었다. 살금살금 걸으며 아래를 보니 기막힌 절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뾰족한 암봉들이 자태를 뽐내기나 하듯 앞 다투어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멀리 위로는 조금 전 구름에 싸여 못 보았던 비래석이 새 한 마리 날아갈 듯 앉은 모양새로 산꼭대기에 살짝 앉아 있다. 뽀얀 구름은 덩달아 춤추면서 돌아다니며 비경을 보여 줬다 가렸다 장관을 이루었다. 여기가 별천지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아까처럼 구름에 가려 보지 못했다면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모르고 갔을 텐데 아찔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에 사로잡혀 올라 올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올라 왔다.

 

황산의 비경

 

 우리가 숙식할 사림호텔로 간다. 가는 길에 단결송이란 소나무아래에서 단체사진 한 장 찍었다. 이 단결송은 중국의 56개국 소수민족의 상징 소나무라 한다.  해발 1.600미터고지의 사림호텔에 도착했다. 아주 깨끗한 산장이었다.

새벽 4시 30분,

일출을 보기위해 나오라는 모닝콜이 울린다. 아직 어둑한 새벽, 숲이 우거져 더 컴컴한 산길을 올라간다. 올라가 보니 벌써 다른 팀에서 여러 사람들이 올라와 좋은 자리는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층층대 길로 한참 올라가 맨 끝 암봉에 올라섰다.

 

 

         이곳이 해발 1,670미터 사자봉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란다.

어제까지만 해도 비오고 구름이 가득 했는데  지금은 안개는 꼈지만 다 잘 보여 너무 기쁘다.

5시 10분. 카메라 준비하고 동쪽하늘을 향해 일출을 기다린다.

조금 시간이 흐르고 나니 서서히 주위는 온통 빨갛게 물들고 광채가 나기 시작한다.

딸의 산실 앞에서 출산을 기다리는 어미의 마음처럼 가슴이 두근대고 설레인다.

그때 갑자기 실눈같이 뭔가 삐집고 나온다. 일출이다. 빨간 해가 금시 구름 속에서 알몸으로 빠져 나온다.

구름이 잽싸게 발가벗은 알몸을 한가닥 가리다가 부웅 띄어 준다.

주위는 온통 쥐죽은 듯 조용하다.  모두가 이 엄숙한 시간을 가슴으로 느끼고 말이 필요 없는 것이다.

  

 

황산에 와서 일출을 보기란 참 어렵다고 들었다. 국내의 설악산과 지리산에서도 몇 번을 갔지만 보지 못했던 일출을 나는 오늘 보았다. 너무 감격 스런 순간이었다.인솔자가 산행 날짜를 잡아놓고 가장 걱정 되는 것이 날씨다. 그러나 나는 이번에 황산 등반을 성공했다. 뿌듯한 가슴으로 호텔로 들어왔다.

 

 

아침 조식 후,

오늘은 날씨가 맑고 하늘도 푸르다. 봉실생과 후자관해 시신봉이 펼쳐 보이는 전망대에서 전망을 본 후, 기념 찰영도 느긋하게 했다. 그리고 어제 구름에 가려 못 보았던 광명정으로 갔다. 황산의 최고봉인 연화봉과 옆에 있는 천도봉을 재 조망하고 내려오면서 넓은 백아령(해발 1,640미터)에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케이불카로 운곡사란 절로 하산했다. 기다리던 버스를 타고 우리는 산허리를 돌고 돌아 황산 시내로 와서 점심을 먹은 후 항주로 출발했다. 3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나오며 모두 잠에 빠졌다.

 

 

며칠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등반을 마치게 되어 내심 기쁘다.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이 머리 속에서 맴돈다. 가벼운 마음으로 창밖을 보며 오다가 나도 어느덧 스르르 잠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이번 황산 산행은 내 나름대로 대 만족이다. 회원들도 모두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되리라.

 

2005년 5월 황산을 다녀와서 백경화

이 글은 2005년도에 쓴 글이라서 지금과 다를 수도

(위 사진은 필름사진을  스캔해서  순서도 없이 올렸음.  사진이 없어 못생긴 인물사진도 넣었다. 지금 같았으면 경치만 멋지게 많이 찍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