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포토 포엠
시/내 친구 순이가
산의향기(백경화)
2013. 12. 1. 22:39
요양병원에 있다는 소식 듣고 찾아갔으나..
순이
내 집을 두 채나 두고
변두리 허술한 집 전세 았던 순이
남들 다 하는 취미 생활도 못하고
남들 다 가는 제주도 한번 못가보고
절약만 했던 순이
한동안 소식 뜸해 알아보니
요양병원에 가 있네
짧은 머리 하얀 얼굴 웃음을 잃은 채
세상에서 가장 편한 어린아이 얼굴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네
한 달된 애기 옹알이하듯
웃을 듯 말 듯
입을 딱 벌리고 바라만 보고 있네
집과 돈 다 팽개치고
빈 몸으로 와 있네
2013. pen 문학 겨울호에 실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