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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다대포 일몰(77)

산의향기(백경화) 2016. 12. 11. 22:25

   

다대포에서 일몰

   

백경화

 

네댓 시간을 달려 다대포에 왔습니다

오늘은 고백해야지 당신을 사랑했노라고

하지만 만난 순간

벅찬 가슴에 또 할 말을 잊었습니다

늠름한 기상과 눈부신 자태에 빠져

바라만 보다가

가시는 줄도 몰랐습니다

떠나보내고 돌아서는 순간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실 때는 애태우며 천천히 오시더니

가실 때는 번개처럼 떠나버린 님 이시어

아직도 할 말 다하지 못했습니다

사랑한다고 고백하지도 못했습니다

차라리 따뜻한 눈길을 주지나 말던지

평생을 가슴에 묻어놓고 그리워만 해야 하나요

냉정히 떠나버린 님이여

그것이 당신과 나의 운명이라면

언제든지 오늘처럼

말없이 보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