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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이제는 외롭지 않으시지요.

산의향기(백경화) 2017. 3. 25. 11:04

 

사진- 울산 해상공원 

         

      

 

 

이젠 외롭지 않으시지요 

 

 

주방 식탁 앞에

나란히 걸려있는 부모님 영정사진

  

네가 왔다 갔다 하는 거 보아야 해하시며

침대머리를 문 앞에 바짝 놓으라 하시던

어머님

딸집에 모셔놓고 여행에서 돌아와

전화가 늦었다고 호되게 호통 치셨던 당신

 

그리도 제가 좋으셨나요

멀리 가신 후에야 절절히 느꼈습니다

세상에서 저를 제일 사랑하고 아껴준 사람은

바로 당신이었다는 거

이젠 저 잘 보이는 곳에 계시니 외롭지 않으시지요?

 

언제부터인가

저도 당신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범과 나란히 외출할 때는

잘 다녀오겠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큰 소라로 인사 하고

몸이 심하게 아플 때는 당신을 향해

울면서 하소연도 했는데 혹 들으셨는지요

 

세월이 가면 모두 잊을 줄 알았는데

잘 해주셨던 일만 생각나니

저도 나이를 먹고

이제야 뒤늦게 철이 드는 가 봅니다

어머님.

 

-시작노트-

어머님 가신지도 수 삼년이 흘렀건만 어머님 생각만 하면 지금도 콧등이 찡해오며 눈물이 난다

항상 옆에 있어 주기만을 바라시고 누워 계셔도 나만 바라보셨다.

그때는 그런 어머님이 좀 부담스러웠는데 지나고 보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어머님께.....山의香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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