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밭
메밀꽃밭을 보고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내 고향 같은 정다운 곳,
오늘 오래간만에 그곳에 갔다. 잔잔하게 수놓은 하얀 메밀꽃을 그리며
그러나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광장과 밭에는 사람들로 꽉 메우고 시끌벅적 장마당이었다. 때마침 이 고장에 메밀꽃 축제가 벌어진 것이다. 메밀꽃밭으로 가보니 여기도 구석구석 음식점이 있고 관광 온 사람들은 메밀국수와 메밀 전 막걸리를 마시며 흥겨운 모습이다. 젊은 사람들은 메밀꽃 속에 들어가 추억을 만든다고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는다. 그런가 하면 메밀꽃밭 속에 웬 말과 양들을 갔다가 놓았는지 아마 어린히들을 위해서 갔다 놓았나 보다. 그런데 지독한 냄새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물 옆에 지나갈 때는 모두들 코를 막고 피해 지나갔다. 넓은 메밀밭을 훼손시키며 동물들을 갖다 놓은 것은 이건 아니다 싶다. 또 음식점은 꼭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 그거 모두 없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냥 순수하게 하얀 메밀꽃밭 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축제를 하는 건 그 고장 사람들을 생각하여 환영할 일인데 축제는 강 이쪽에서 하고 메밀밭에는 식당이고 뭐고 지저분한 것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경하다가 쉴 수 있는 원두막만 몇 개정도 있으면 충분할진대.
하얀 메밀꽃 속에서 서정을 느끼며 꽃과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은 사치라고 비웃을까? 이제 어디 가나 낭만은 찾아볼 수가 없어 아쉽다. 장삿속으로 전환된 것 같아 좀 아쉽지만 그 마을 주민들을 생각하면 잘 된 일이다. 그래도 어수선한 가운데 메밀꽃은 여전히 하얗게 활짝 피어 아름다움을 맘껏 자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