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구례리 백로 -6월 10일.
백로의 새끼들이 얼마나 컸는지 보고 싶어 또다시 22일 만에 찾아갔다.
지난 19일 날 갔을 때는 새끼들이 너무 작았고 부화하는 백로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제 많이 컷을 거라 생각하고 갔다. 예상대로 많이 커서 날아다니는 새끼도 있고 집집마다 다복하게 자라고 있었다.
둥우리마다 거의가 3마리씩 잘 크고 짓궂게 놀았다.
어미 에비가 나갔다가 돌아오면 입속에 있는 밥 빨리 달라고 매달리며 입을 꼭 물고 뜯고 야단을 부렸다.
골고루 주려고 그러는지 어미는 목을 빼고 뒤로 젖히고 있으면 새끼도 목을 빼고 까치발을 디디며 매달린다.
끝까지 해보는 놈은 할 수 없나 보다. 보채는 놈은 어쩔 수 없이 먹여 주었다.
확실히 새끼들이 많은 집은 한입이라도 더 먹으려고 더 활발하고 시끄럽게 극성을 부렸다.
어쩌다 두마리만 있는 집은 조용하고 얌전했다.
아직도 알을 품고있는 백로들도 많고 지금도 집을 짓고 있는 놈도 있고.
아무튼 새들의 생활을 보면 참 재미있다. 그러기에 냄새가 풍풍나고 어떤 때는 옷에 배설 풀을 잔뜩 묻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도 그다지 더럽다는 생각은 모두 들지 않는 거 같다.
땅바닥에 배설물이 하얗게 떨어져 있는 곳은 머리 위에 새집이 있으니 피해 서서 촬영해야 한다.
만약을 모르니 여벌 옷을 한 개쯤 가방에 넣고 다니면 여러모로 좋다.
이제 새 촬영장에 가면 말 한마디 없이 아주 조용하다. 우리 진사들이 새에 대한 예의를 질 지켜 주어서 새들도 안심하고 살기에 새끼들을 잃지 않고 잘 키우는 것 같아 마음이 흐뭇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