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계
4. 금계 (2023-3- 대청호)
그날은 수요일 정기산행하는 날,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에서 3구간으로 거꾸로 타던 날이다,
산행이 끝나고 시내버스를 타려고 가는데 길가에서 닭 우리를 만났다.
어떤 닭들이 있을까? 가서 보고 싶었다.
나무울타리가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듯 열려있다. 궁금하여 들어갔다.
닭장 속을 들여다보기 전에 예사롭지 않은 닭들이 나를 보고 놀라는 모습이 보인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가 찾던 장끼는 아닐까? 아니야 꿩은 아니고 하루에 일곱 번 변한다는 칠면조일까? 그것도 아니야.
화려한 닭이 내 눈앞에 있으니 마음이 요동친다.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 그러나 굵은 철사로 촘촘히 엮어놓은 닭장.
우리 안을 들여다보니 회귀한 닭들이 몇 마리나 있다.
카메라를 바짝 대고 있으니 이리저리 피하며 가만히 있지 않는다.
피하는 닭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장애물이 많고 굵은 철망이 앞을 가려 영 그림이 안 나온다.
철망 속으로 렌즈를 쏘옥 넣고 찍으면 되련만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카메라 렌즈 하나 넣을 구멍이 없다.
울안의 먹이를 보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늑대처럼 닭장을 빙빙 돌며 구멍을 찾았다.
그러나 렌즈 들어갈 구멍은 아무리 찾아도 없다. 주인을 만나 사진 좀 찍게 잠간 문 열어 달라 해볼까? 아니야 말해도 닭장 안이 너무 좁아서 들어갈 수도 없을 것 같아.
한참을 애태우며 쳐다보다가 아쉬움을 가득 안고 발길을 돌렸다.
집에 와서 사진을 올리고 보니 영 아니다. 그래도 주위를 정성껏 다듬어 보니 흐릿한 그림이 그럴듯하게 나왔다.
닭 주인님 죄송합니다. 허락도 없이 촬영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