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쇠물닭 (2021-7- . 부여 궁남지)
아름답고 고운 연꽃 방죽에
시커먼 오리들이 맑은 물을 휘젓고 다닌다.
반영을 담아야겠는데 훼방을 노니 얄밉다.
남편이 나를 보자 “여보 저기 오리 보았어? ” 말한다.
남편은 내가 평소 새들을 좋아하니 반가워서 알려준다.
“아 나도 보았어요. 그런데
연꽃의 반영을 담아야겠는데 물을 뒤집어 놓아서” 미워요.
집에 와서 컴퓨터에 사진을 올리고 본다.
아빠가 찍은 사진도 잘 찍었나 검사하듯 본다. 그런데
낮에 말하던 오리가 눈에 딱 들어온다. 자세히 보니
까만 옷에 빨간 이마가 눈에 딱 들어오는데
깔끔하고 멋이 있다.
새끼오리 몇 마리 데리고 다니는 것을 보니 더 아름답다.
에고 나도 찍어야 하는데. 무척 아쉽다.
며칠 후에 또 궁남지를 갔다. 먼저 쇠물닭부터 찾았다.
그런데 오늘은 새끼도 없이 혼자 수련 속에 있다.
그나마 촬영하려 하니 나를 보고 도망간다.
저를 미워했다고 내가 싫은 모양이다. 사진은
그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똑같은 장면을 촬영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