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포토 에세이

흰뺨 검둥오리

산의향기(백경화) 2023. 11. 11. 17:14

37. 흰 뺨 검둥오리 (2023-2-23. 유등천)

 

 

 

대전 유등천에서 흰뺨검둥오리의 몸짓을 보고 놀랐다.

평소에 얌전하게 앉아서 졸고 있거나 뒤뚱거리며 놀던 오리가

오늘은 물속에 들어가 파닥거리며 샤워를 한다.

나와서 물기를 말리는데 요란스럽게도 1시간은 걸려 몸을 털고 말렸다.

그런 후에 힘이 들었는지 눈 감고 꼼짝도 안고 있다.

겹겹이입은 옷을 부리로 이리 젖히고 저리 젖히며 말리는데

그렇게 입고 있는 옷이 여러 겹이고 속옷이 아름다운 줄 몰랐다

뒤뚱대며 촌스럽게만 보였던 오리,

흔해서 평소에 사진도 찍지 않았는데

오늘은 우아하게 또는 카리스 마한 자태로 나를 사로잡았다.

짐승도 사람처럼 겉모습만 보고는 평가하지 말라,

이렇게 매력 있는 줄 오늘에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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