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사-풍경

비 오는날 덕유산에서 1박하며

산의향기(백경화) 2017. 7. 14. 15:22



꿈속 같은 덕유산 출사

   2017. 7.10~11.  


장마 빗속에


이틀에 걸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도

우리 사진반 출사팀은 장마 빗속에 덕유산으로 달린다.

이런 기회가 없다면 비 오는 날 어찌 덕유산을 갈 수 있을까

마음은 벌써 향적봉에 가 서있다.

비가 오다 그치면 웅장한 산세에 아름다운 하얀 운무는 춤을 추며 다니겠지.

비를 맞은 야생화의 모습은 어떨까?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덕유산의 밤


향적봉 산장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좋았다.

비상식으로 파는 컵라면과 햇반이 있고

산장 아래에 식수까지 있어 불편한 점은 없다.

산장의 밤은 아주 조용했다.

바람도 구름을 뚫지 못하는지 얌전하게 왔다 간다.

빗소리도 조용하게 부슬부슬 내린다.

산장 문을 열고 나가다가 후다닥 도망치는 산토끼와 족제비 또는 다람쥐를 보았다.

산장의 음식찌꺼기를 주워 먹으려고 왔다가 도망치나 보다.





새벽은 왔지만


아직도 하늘 문은 굳게 닫히고 구름은 산장을 에워쌌다.

하늘을 보니 조금 환해진 듯,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카메라 메고 혼자 중봉을 향해 걷는다.

아무도 없는 혼자만의 새벽산길 호젓해서 좋다.

갑자기 어저께 들었던 새소리가 낭랑하게 들린다.

친구야 잘 잤어? 반갑게 인사하는 것 같다.

어떤 새가 나를 환영해 주는지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길가의 원추리꽃, 노루오줌꽃, 옥잠화,

그밖에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비를 흠뻑 맞고

영롱한 이슬방울 주렁주렁 달고 나를 본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예쁘다 예뻐!

 

세상은 온통 구름 장벽으로 굳게 닫힌 덕유산

아늑한 그의 품속에서 나는 지금

새들과 꽃들과 나무와 돌, 바위와 고사목의 친구가 되어

꿈속 같은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하나 둘씩 카메라에 담으며 이야기 하다 보니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의 참맛을 느낀다.

처음 보는 못난이 꽃도 나와서

수줍게 웃으며 나도 보아 달라 하며 재롱을 떤다.






천상의 길

중봉 가는 오름길은 목재 데크 길

자욱한 안개 속에 마치 사다리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천상의 길 같다.

거센 비바람이 갑자기 몰려와서 내 몸을 마구 흔든다.

이곳은 바람과 구름이 넘어가는 바람길 인가 보다.

많은 원추리꽂이 모두 엎드려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쓰러질 듯 쓰러질 듯, 하면서도 꺾이지 않는 야생화

볼 때마다 강인하고 끈기 있는 이 세상의 어머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봉에 올라 세상을 본다.

그러나 보이는 건 눈앞에 있는 풀잎과 노란 원추리 꽃.

구름은 여전히 중봉을 덮치고

우왕좌왕 빠져나갈 길을 찾으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번 출사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꿈같은 출사였다.

2017712. 한밭대학교 사진반 연구 출사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