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고 해상 관광도 한 일석이조의 즐거움
거제도는 남해안의 최대 관광지로써 바다의 금강 해금강이 있고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외도 해상농원이 있다. 거기에다 남해바다를 한 눈으로 바라다 볼 수 있는 거제도에서 제일 높은 노자산(565미터)과 가라산이 있어 산을 좋아하는 우리로서는 등산하고 해상 관광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좋은 하루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코스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인데,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바람에 일찍 출발하면 되리라는 생각으로 지도를 보며 하루 일정을 짰다. 처음에는 노자산과 가라산을 종주하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얼마 전 기백산과 금원산, 가지산과 운문산 종주를 하고 난 후 너무 힘들다는 회원들이 있어 이번에도 종주하자는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나 또한 오랜 시간 버스를 타고 가서 긴 산행 하기에는 좀 무리가 따를 수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되어 노자산만 등산하기로 했다.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7부 능선의 산 속을 가로질러 가는 느낌이 든다. 무주의 적상산을 지나고 나면 향적봉에서 남덕유산으로 이어진 덕유산을 볼 수 있으며 기백 금원, 황석산의 높은 산들이 줄을 이어 장관을 이룬다.
거제도에 닿아 휴양림이 있는 학동리로 가서 산길로 들었다. 1시간 쯤 올라가니 전망대가 있고 전망대에서 노자산 쪽으로 가는 바위 능선에 오르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며 새파란 바다가 보여 섬 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서 내림길로 접어들다가 다시 산 하나를 힘겹게 오르고 보니 작은 암봉으로된 정상이었다. 정상에는 파랑색의 산불 감시소가 있고 감시원이 있어 이 고장 사람들이 산을 무척 아끼고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까이 또는 멀리 크고 작은 검푸른 섬들이 바닷속에 옹기종기 떠 있다. 수평선 위로 해금강을 넘나드는 유람선이 반짝반짝 은빛 물살을 뿌리며 떠다녔다. 이곳 사람들의 생활 터요 황금 어장인 인공어장이 얼기설기 발 아래서 풍요롭게 꿈틀댔다.
바로 아래 헬기장에서 배낭을 풀어 점심을 먹고 곧바로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휴양림 쪽으로 내려오는데 임도가 나올 때까지 길이 무척 험했다.
넓은 비포장도로가 나오면 정수장이 있는 학동고개가 보이고 우측으로 가야만 그곳으로 갈 수 있었다. 그 길가에는 가로수를 동백나무로 심어 놓았고 개화 시기를 앞 둔 동백꽃은 벌써 하나 둘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이미 활짝 핀 나무도 있었지만 다음달 1월 중순경 쯤이면 만개한 동백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다리고 있던 버스를 타고 외도를 가기 위해 장승포 선착장으로 갔다.
바닷가의 새로운 풍광이 안내자의 방송소리와 더불어 아름답게 스치고 지나갔다. 우리가 등산했던 노자산이 높게 보였다. 물 속에 절벽을 이루고 서 있는 해금강은 우리 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씩은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이름이 나 있는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기암괴석이다.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십자동굴로, 돌기둥 같이 깎아지른 절벽과 십자로 하늘만 보인다. 한바퀴 돌아 숲으로 둘러싸인 외도에 정착했다.
나는 외도를 처음 가 보았다. 보나마나 사람이 꾸미고 다듬어 놓은 식물원일 것 같아 그런 곳이라면 가까운 곳에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너무 예쁘고 소담스런운 꽃은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 놓은 조화 같은 느낌이 들어 가냘프게 핀 야생화 만큼 예쁘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이제야 와 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들어가는 길목에서부터 향나무와 열대식물의 자태에 탄성을 자아냈다. 그리고 740여 종의 나무와 꽃은 하나 하나가 완성된 작품이였다. 한 마디로 말해 어떻게 그런 창작을 고안해 냈을까 싶었다.
이 섬을 이렇게까지 만들어 놓은 외도의 주인 夫婦는 개인의 성공이지만 애국자가 되었다. 캐나다 빅토리아의 부차든 가든도 폐광을 일구어 아름다운 꽃동산을 만들어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여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로 인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일자리가 주어지고 있지 않는가. 이곳도 규모는 작지만 참 아름다웠다. 바다 속에 동동 떠 있는 작은 환상의 섬, 남국의 정취에 취해 낭만이 있는 섬, 전망대에 오르니 바다와 어우러진 공원의 경치가 더욱 더 아름다웠다. 오늘 와 보기를 참 잘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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