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 산맥의 안나푸르나 등반에서
시 5편
(사진은 필림사진 스캔으로)
안나푸르나.1
-사람들
세계에서
10대 빈곤국에 들어간다는
이 나라 사람들
가난하다 하여
문명을 모른다하여
불행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과
청순함이
행복으로 가득 찬
어린아이의 얼굴이었다
안나푸르나.2
-눈덩이
사람들이 곤히 잠든
휘영청청한 밤에 그대는
하얀 분칠하고 알몸으로 내 창가에 왔었네
달빛을 품고 선 그대의 늠름한 기상
유리속을 들여다보듯 맑고 투명하여
샅샅이 보았네
내 심장이 멎고 말았네
안나푸르나.3
-거머리
물에서도 살고
해발 3천m 고지
나무위에서도 사는 거머리
사람몸에 한번 붙으면
배불리 먹고도 떨어질 줄 모르고
살 속까지 파고들어
자기 몸이 갈기갈기 찢기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피를 말리는
이 히말라야 거머리
이 세상에는 없는가
안나푸르나.4
-사람들
세계에서
10대 빈곤국에 들어간다는
이 나라 사람들
가난하다 하여
문명을 모른다하여
불행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과
청순함이
행복으로 가득 찬
어린아이의 얼굴이었다
안나푸르나. 5
-말(馬)
말들이 등에 짐을 지고
히말라야 산길을 나란히 올라간다
목에 쇠방울을 단 대장 말이 앞서서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올라가면
뒤의 말들은 거리를 맞추어
떠그닥떠그덕 소리를 내며 따라간다
힘이 들면 제자리에서 서서 쉬었다 가고
절대로 뛰거나 추월하지 않고
대장 말의 표정을 읽으며 따라간다
산악대장도 따라가고
그 뒤를 나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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