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포토 포엠

시/안나푸르나1-5편 (40)

산의향기(백경화) 2012. 2. 7. 19:06

 

 

 

 

네팔 히말라야 산맥의 안나푸르나 등반에서

시 5편 

(사진은 필림사진 스캔으로)

 


 

 

안나푸르나.1

                -사람들

 

 


 

세계에서

10대 빈곤국에 들어간다는

이 나라 사람들

가난하다 하여

문명을 모른다하여

불행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과

청순함이

행복으로 가득 찬

어린아이의 얼굴이었다

 

 

 

 

안나푸르나.2

                            -눈덩이

 

 

사람들이 곤히 잠든

휘영청청한 밤에 그대는

하얀 분칠하고 알몸으로 내 창가에 왔었네

달빛을 품고 선 그대의 늠름한 기상

유리속을 들여다보듯 맑고 투명하여

샅샅이 보았네

 

내 심장이 멎고 말았네

 

  

 

 

 

 

안나푸르나.3

                            -거머리 

 

 

 물에서도 살고

해발 3천m 고지

나무위에서도 사는 거머리

 

사람몸에 한번 붙으면

배불리 먹고도 떨어질 줄 모르고

살 속까지 파고들어

자기 몸이 갈기갈기 찢기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피를 말리는

이 히말라야 거머리

이 세상에는 없는가

 

 

 

 

 

안나푸르나.4

                              -사람들

 

 

세계에서

10대 빈곤국에 들어간다는

이 나라 사람들

가난하다 하여

문명을 모른다하여

불행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과

청순함이

행복으로 가득 찬

어린아이의 얼굴이었다

 

 

 

 

 

 

 

안나푸르나. 5

                            -말(馬)

 

 

말들이 등에 짐을 지고

히말라야 산길을 나란히 올라간다

 

목에 쇠방울을 단 대장 말이 앞서서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올라가면

뒤의 말들은 거리를 맞추어

떠그닥떠그덕 소리를 내며 따라간다

힘이 들면 제자리에서 서서 쉬었다 가고

절대로 뛰거나 추월하지 않고

대장 말의 표정을 읽으며 따라간다

 

산악대장도 따라가고

그 뒤를 나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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