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혼자서 금산 바람꽃 찍고
운주 복수초 있는 곳으로 달렸다.
아침을 굶고 점심때도 지나서인지 속이 좀 쓰리다.
가다가 운주 삼거리 손짜장 집에서 자장면 한 그릇 맛있게 사먹고
산에 올라가니 오후 2시.
많은 진사들이 땅에 바짝 엎드려 노란 복수초 꽃 담기에 열중이다.
나는 마음이 급하다. 오후 2시인데도 계곡이라서인지 해는 산끝에 걸려 있다.
꽃대가 오동통한 복수초는 아주 튼실하고 예쁘게 올라왔다.
그래 이런 모습 담으려고 작년보다 며칠 일찍 왔는데 딱 마추워 잘 왔다 싶어 기쁘다.
급하게 몇 송이를 찍고 있는데 모두들 다 내려간다.
나는 두리번거리며 사람을 찾았다. 그때 저쪽에 한 남자분이 있었다. 다행이다.
깊은 산중에 혼자 남을까봐 좀 두려운 생각이 들어서 그 사람한테 좀 더 찍고 같이 가자고 했다.
그렇게 한 40여분 찍고 내려오는데 그때야 올라오는 진사들 예닐곱 사람 올라온다.
그런데 웬? 큰 비닐 자리를 옆구리에 끼고 헉헉대며 올라온다. 가슴이 덜컥 한다.
새순이 우후죽순처럼 올라오고 있는데....
저걸 땅바닥에 쭉 펴고 엎드려 사진 찍을 것을 생각하니 걱정스럽다.
맘으로는 그리하면 안 된다고 말 하고 싶었지만 요즘 세상이 하도 험해서 그냥 내려 왔다.
그 뒤를 따라 몇몇이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어 그 사람들에게 말했다.
저 앞에 돗자리 들고 올라가는 분과 일행이세요? 그 돗자리 피고 사진 찍지 못하게 해주세요.
우리 일행에 그런 사람 없는데요 말한다.
내려오면서 내내 그 반짝이 자리에 꽃대가 다 꺾이고 뭉개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몹시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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