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까치 (2021-7-2. 복수동 대학교 정원)
어렸을 적 아침에 일어나 까치가 와서 울면 괜시리 마음이 설레었다.
반가운 사람이 온다는데 누가 올까? 외삼촌이 오실까? 아니면 외사촌 언니가 오실까.
점심나절부터 대문 밖을 쳐다보며 은근히 기다린다.
외사촌 언니는 군산 시내에서 사는데 땅이 많은 땅 부자로 일군을 둘이나 두고 사는 부자다.
그래서 가끔 우리 집에 오는 날이면 맛있는 과일이나 생선을 한 보따리 머리에 이고 오신다.
어떤 때는 나의 옷도 사다 주고 귀하고 비싸서 먹어보지 못했던 바나나와 토마토도 사 왔다.
그래서 언니가 오면 무척 좋았다.
언니는 엄마와 비슷하게 나이가 많아서 나를 딸처럼 예뻐해 주셨다.
그렇게 까치는 유년시절에 나에게 아름다운 꿈을 주었던 유일한 새였다.
오늘 집 주변에서 박새와 딱새를 촬영하려고 찾고 있는데 찾는 새는 보이지 않고 흔한 까치만 여러 마리가 보였다.
마치 저들도 사진 한 번 찍어 달라는 것처럼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내 앞에 나타났다.
문득 어렸을 적, 까치만 보면 기다림으로 마음 설레었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담아 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쓰임새가 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