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5일. 나 홀로 등산 겸 사진 촬영하러
계족산에서 대청호와 대전시내의 풍경을 촬영하기 위해 요즘 들어 오늘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오늘의 포인트를 찾지 못해서 아쉬움을 안고 왔고,
두 번째는 오늘의 포인트 직전에 어떤 산책하는 분이 임도로 가면 편하고 대청댐 보이는 포인트가 몇 군데나 있다고 해서 그리로 가는 바람에 오늘의 포인트를 못 갔고.
세 번째인 오늘은 아침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고 도시락까지 싸들고 안 가보았던 산 봉우리 다 타고 기어이 찾아서 시원하게 펼쳐진 대청호를 담아 오리라.
전망이 가장 좋은 포인트가 어느 봉이라는 것을 알고 가기에 마음도 느슨하고 발걸음도 가볍다.
계족산은 언제부터인가부터 전국에 많이 알려져 많은 탐방객들과 등산가까지 한 해에 100만 명이나 찾는 산이 되었다. 첫째 황톳길로 유명해지고 잘 정비해놓은 계족산성이 있고 또한 둘레산길인 주능선에 산 봉우리마다 대청호와 대전시내의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 전망대가 있기 때문이다.
계족산은 대전 시내의 동쪽에 있는 산이다. 옛 성터로 질현성 갈현성 계족산성 그밖에 이름 모를 산성으로 연결되어 있고 대전을 포근히 감싸 안은 대전 시내의 머리라고 말할 수도 있다. 남쪽으로 돌아가며 식장산 보문산 구봉산이 빙 둘러있고 산 위에 올라서면 어디서든 계족산은 늠름하게 길게 펼쳐있다.
산이 길게 펼쳐진 만큼 들머리가 한 50여 곳이나 있어 자기가 올라가고 싶은 곳을 선택해서 오르면 산행시간을 조절하여 걸을 수 있어 좋다.
나는 버스 편이 좋고 흙산이 좋아 남간정사로 들머리를 정했다. 지난번에 갔던 길이니 등산하면서 능선을 다 타보리 라. 그렇게 가다 보니 내가 찾고자 한 전망대를 찾았다. 또한 생각지 못했던 대청호 전망대를 두 군데나 더 보아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다.
가파른 산봉을 오를 때는 언제나 힘들지만 희망이 있어 즐겁다. 계족산은 대청호와 대전시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여러 군데나 있고 흙산으로 걷기에 수월하다.
며칠 전만 해도 앙상한 나뭇가지에 뾰족이 실눈 뜨고 내다보았는데 벌써 연두색 옷으로 치장하고 살랑살랑 봄바람에 춤을 춘다. 직박구리 박새 곤줄박이 새들의 노랫소리가 조용한 산속에서 청량하게 들린다.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좋은 공기를 마시는 것은 산에 오르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나는 지금 마냥 누리고 있다.
대청호와 대전 시내의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진 전망대에 서면 세상을 다 얻은 듯 가슴 벅차고 행복하다. 왜 이제껏 이런 풍경이 있는 것을 몰랐을까? 사실 그동안 젊고 건강했을 때는 먼 곳으로만 나다녔지 대전 근교의 산은 별로 신경을 안 썼다. 요즘 들어 자주 찾으면서 이렇게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산책하는 사람들은 산허리의 임도를 타고 높은 산봉우리는 올라오지 않는다. 그래서 등산하는 사람들만 어쩌다 지나가니 나 혼자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탁 드인 전망을 바라보며 싸 갖고 간 간식과 커피를 마신다. 이런 시간이면 언제나 느끼는 이 행복, 세상에서 나처럼 행복한 사람 있을까? ㅎㅎ
오늘 아쉬움이 있다면 사진 포인트에 진달래가 있을 걸로 생각했는데 진달래는 이틀 전에 비바람에 시들어 더 일찍 오지 못한 게 서운하다. 보문산 갔던 날 계족산을 먼저 왔으면 딱이었는데 아쉽다.
어쩔 수 없지 내년을 기다리는 수밖에. 그래도 연녹색 이파리가 제법 많이 나와 온 산천이 푸르르고 신선해서 좋다.
다음은 구름 좋은 날 계족산성에 올라 성벽을 멋지게 담아보리라.
2022년 4월 15일
들머리는 우암사적공원 (남간정사)에서 시작하여 바탕골 약수터 - 능선 - 임도 -질현성 (대청호와 대전시내 전망대) - 3개의 돌탑 - 가장 잘 보이는 대청호 전망대 - 정자 - 팔각정 (전망대) - 절고개 - 헬기장 - 성재산 해발 399m (대청호 전망대) - 절고개- 동춘당 (놀며 쉬며 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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