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장닭 (2021-2-3. 유등천변)
1시간을 걸으며 천변을 살펴보아도 흔한 오리 한 마리 새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문득 천변에서 사는 빨간 장닭이 생각난다 꿩 대신 닭이라도 잡아 볼까
마침 꼬끼오하고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
빨간 장닭이 높은 곳에서 천변을 내려다보며 큰 소리로 울며 나와 눈을 마주친다.
닭집을 향하여 걷는다 유년시절의 아련한 추억 속을 걷는다.
집 집마다 시계가 없던 시절 새벽에 꼬끼오~ 하고 빨간 수탉이 울면 어머니는 일어나 큰 자식 등굣길 밥을 지으시고
오라버니 십 오리길 학교 가고 나면 수탉은 또 한 번 울었지.
그때는 수탉이 유일한 시계였지. 4시쯤에 꼬끼오~ 꼬끼오 첫새벽을 알리고 한숨 더 자고 나면 또 한 번 울었지.
아침이 밝았으니 빨리 깨어나라고 집집마다 닭들이 소리 높여 외쳤지.
서민들이 믿고 잠들 수 있는 알람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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