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포토 에세이 84

수필- 비오는날 현충원에 간 단풍 소녀들

비 오는 날 현충원에 간 단풍 소녀들 보슬보슬 가을비 내리는 날, 학교에서 공부를 마친 늦깎이 문학소녀 언니들과 찬비를 맞으며 대전 국립 현충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가까운 곳인데도 자주 가 보지 못했던 현충원, 안이 넓어서 어떻게 걸어 다닐까 생각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현충원 전철역에 무료 순환버스가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고 전철역으로 갔다.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셔틀버스가 왔다. 우린 그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은 최규하 대통령의 묘소 앞. 권 시인님이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한참을 올라가야하는 그 묘소를 찾아가신다는 거다. 차에서 내리니 빗방울이 더 굵어졌다 바람도 세졌다 이장연 시인님은 그냥 타고 온 버스로 뒤돌아 가자신다. 나는 가운데 서 있다가 이시인님을 끌고 올라갈 것을 결심, 이왕에 여기까지 왔으니..

어머님 팔순에

당신을 하늘만큼 땅만큼 축하드립니다~~♡ 어머님 팔순에 어머님 팔순에 어머님께 당신을 처음으로 저의 집으로 모셔 왔을 때 이제는 내 좋은 시절 다 갔다 생각했었지요. 언젠가는 모시리라 각오한 일이었지만 지금껏 자유스럽게 살다가 병중에 계신 어머님을 평생 모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걱정과 때로는 짜증도 났었습니다. 고향과 아버님이 계시는 선산을 뒤로하고 자식들 뜻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오셔서 모든 것 포기하고 생을 맡기신 어머님 가시고 싶은 고향을 가슴에 묻고 베란다 난간에 서서 먼 하늘 바라보시며 시름을 달래시는 당신의 모습은 볼 때마다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이곳에서 정 붙이고 사시려고 노력하시는 당신의 모습 또한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어머님! 그럴 때마다 어머님의 마음을 꽉 잡아 드리지 못하..

기행문- 백제의 숨결이 흐르는 부여를 찾아서

백제의 옛 서울 부여를 찾아서 2010. 7. 18. 사진/ 글. 백경화 부여! 부여는 내 고향이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내 남편과 인연을 맺게 해 준 부소산이 있어 더욱 잊을 수 없는 곳이다. 48년 전 학창시절, 부소산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고 2년생 까까머리 학생. 2년 뒤 대학생 교복을 말끔히 입고 나타나 그와 나는 만나자마자 가슴이 쿵쿵 뛰었고 그 가슴으로 열열한 열애 끝에 5년 뒤 결혼했다. 지금은 삼남매 낳아서 모두 출가시키고 비둘기처럼 둘이 살면서 여가를 즐기며 지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해마다 연꽃 축제가 열리는 7월이면 꼭 와서 연꽃도 보고 지금도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시는 작은 오빠 내외분 모시고 맛있는 점심도 하고 온다. 오늘은 특별히 남편과 단둘이 연꽃도 보고 추억이 깃든 부소산을 산..

거제도의 산과 바다 -산행기

등산하고 해상 관광도 한 일석이조의 즐거움 거제도는 남해안의 최대 관광지로써 바다의 금강 해금강이 있고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외도 해상농원이 있다. 거기에다 남해바다를 한 눈으로 바라다 볼 수 있는 거제도에서 제일 높은 노자산(565미터)과 가라산이 있어 산을 좋아하는 우리로서는 등산하고 해상 관광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좋은 하루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 코스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인데, 대전 진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바람에 일찍 출발하면 되리라는 생각으로 지도를 보며 하루 일정을 짰다. 처음에는 노자산과 가라산을 종주하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얼마 전 기백산과 금원산, 가지산과 운문산 종주를 하고 난 후 너무 힘들다는 회원들이 있어 이번에도 종주하자는 말이 차마 입..

폭설로 묻힌 한라산- 산행기

폭설로 묻힌 한라산을 오르며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산에 가면 네 번 다 새로운 산을 볼 수 있다. 지난 오월 말 철쭉꽃 필 무렵에 한라산 등반을 이틀간에 걸쳐 성판악-관음사, 영실-어리목 이렇게 4코스를 완주하고 감격에 찼었다. 그리고는 겨울이오면 다시 와서 하얀 겨울 산을 보리라 마음으로 굳게 약속했었다. 그리고 그해 겨울 한라산에 폭설이 내려 통제시켰다는 뉴스를 보고 이제 雪山을 등산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1월 11일 날 지난 5월과 마찬가지로 새벽에 목포항으로 가서 배타고 들어가 이튿날 한라산 등반을 하였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신비한 비경에 심취되어 가슴 벅찼던 일이 잊히지 않는다. 1월 12일 새벽 7시, 성판악에 도착했다. 먼동이 트려면 아직 멀었는지 온통 캄캄..

산행기-금전산 산행을 마치고 순천만으로

오늘은 우리 산악회가 등산 가는 날. 금전산과 순천만을 향하여 70여 명의 회원들은 관광버스 두대로 나누어 타고 호남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한 달 전부터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며 찾아낸 금전산과 순천만, 혼자 떠난다면야 무작정 떠나도 되지만 칠팔십 명을 이끌고 갈려면 여간 심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아침부터 생각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관광차 한대가 사정이 있어 못 오겠다는 바람에 미쳐 차에 오르지 못한 회원들은 밖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려야 했다. 1시간을 그렇게 기다리다 차에 오른 우리 회원님들, 정말 감사했다.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잘 기다려 주었다. 우린 그렇게 시작해서 3시간 10분 만에 목적지인 금전산 아래 오공재 들머리에 섰다. 순천만을 가려면 시간을 아껴야 한다. 3시까지 낙..

설악산 공릉능선

설악산 공릉 능선. 1 필림사진을 스캔하여 설악산은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 새벽 2시 30분. 세상의 모든 만물들이 깊은 잠에 빠져있을 무렵, 차곡차곡 챙겨 넣은 배낭을 짊어지고 집을 나섰다. 1년에 한번씩 연중행사처럼 1박 2일로 설악산을 찾은 지도 이번이 여덟 번째다. 8년 전 정상인 대청봉에 올라서서 감격했던 일이 엊그제 일처럼 떠올랐다. 1박 2일 코스의 산행으로는 처음이었던 그때 얼마나 어려웠던지 한 회원이 “언제 또 오겠어?” 하는 말에 ”왜 못 와요 나는 앞으로 열 번은 더 올 거예요”라고 한 말이 생각났다. ‘열 번은 아니더라도 몇 번은 더 오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앞으로 열 번을 채우면 다시 열 번에 도전하리라. 설악산은 언제나 내 마음을 설레게 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흥분시켰..

수필- 나도 수상뮤지컬 배우였다(1)

대전광역시 서구청에서 수상 뮤지컬을 끝내고 소감을 모아 책으로 낸 원고 2편. 나도 수상뮤지컬 배우였다(1) 여사공 ; 백경화 난생 처음 수상뮤지컬 여자사공 배우가 되어 금요일 토요일만 되면 서구청으로 향한다 여자 사공과 여인네들을 포함하여 200여명은 서구청 대강당에서 도완석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한 줄로 줄을 서서 하나, 둘, 셋, 넷, 다섯. 번호에 마추워 손뼉을 친다. 이러기를 두어 달, 도감독님은 목이 쉴 정도로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별 진전이 없었다. 자리를 넓혀서 서구청 앞 공원에 가서 하기도하고 공연에 임박해서는 갑천의 잔디밭에서 했다 장마철이라서 우의를 입고 하지만 더워서 땀으로 비로 온몸은 다 젖었고 신발은 진흙수렁에 빠져서 흙투성이가 되어 집에 오기를 여러 번, 그럴 때마다 밤 11시..

수필- 나도 수상뮤지컬 배우였다(2)

우리 주민과 하나가 되어(2) 복수동 여사공 : 백경화 세계에서 최초 최대 최고의 수상뮤지컬은 나에게도 내 인생에 단 한번 있는 최초 최대 최고의 뮤지컬 배우였다 이번에 우리 서구청에서 열리는 수상뮤지컬에 우리 주민들이 꼭 참석해야 된다는 복수동 스포츠댄스 회장님의 말씀이시다 5월부터 8월까지 주말에만 나가는데 완전 무료봉사라 하셨다. 나는 선뜻 일등으로 지원했다 뮤지컬이 무엇인가 이런 기회에 참여해서 경험을 해보자는 마음과 그리고 서구민들의 무료봉사라는데 더 매력을 느껴 마음이 다가왔다. 얼마 후, 서구청과 동사무소 사무장님한테 서구청 대강당으로 모이라는 전화가 왔다. 이렇게 시작된 그날부터 주말 오후가 되면 나가다가 차츰 들어 횟수가 많아지고 나중에는 날마다 나가다시피 거기에 전념을 해야 했다. 처음..

잊지못할 아름다운 한라산 종주- 산행기

산행기 사람과 산 2004년 8월호 잊지못할 아름다운 한라산 종주 우리는 한라산의 4구간을 종주 했다. 산을 좋아하고 유달리 산에 대한 욕심이 많은 나는 제주도까지 가서 성판악~관음사의 코스로는 양이 차지 않아 갈 때마다 영실~어리목에 대한 미련을 안고 왔었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라산의 4군데 코스를 종주하고 올 생각으로 회원들에게 내 뜻을 비치니 회원들은 할 수 있을까하는 반신반의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나는 그동안의 산행 경험으로 보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한 달 전 금강산에 가서도 세존봉 등산 후에 다음날 만물상에 올라갔고, 지난 가을에는 더 험하고 긴 설악산 한계령에서 시작하여 공룡능선도 탔다. 2박 3일간의 산행과 관광 계획을 세우고 우리 등산 팀 46명 회원들은 새벽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