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소쩍새 (2018-7-5. 식장산) 소쩍새를 보면 엄니 생각이 난다. 유년시절, 엄니는 아침 일찍 집에서 조금 떨어진 재 너머 콩밭으로 나를 데리고 가셨다 엄니는 호미로 콩밭 매시고 나는 나무 그늘서 싸 간 옥수수와 찐빵을 먹으며 원추리꽃도 꺾어서 꽃과 이야기하며 놀았다. 한참 놀다가 사그락 사그락 호미 소리가 나지 않으면 깜짝 놀라서 엄니를 불렀다. 엄니는 콩밭 속에서 일어나 나를 부르며 안심시키셨다 그런데 앞산에서 새 우는 소리가 난다 맑고 청명한 소리로 조용한 산속을 메아리로 울렸다. 쉬지도 않고 계속 울었다. 저 새는 엄니가 없어 슬프게 우는 걸까? 생각하니 나도 슬펐다 엄니한테 새 이름을 물어보니 소쩍새라 하셨다 소쩍새는 나를 좋아하는지 조용하다가도 내가 가면 울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